아아....
G. K. O !
벌써 저번주네요. 상당히 특이한 경험이어서 적어놓습니다.
여친이랑 놀려고 수원 방향 지하철을 탔슴다.
야구 모자를 쓴 채, 목까지 가리는 윈드브레이커 점퍼를 입고, 영어 티알피지 룰북을 들었어요.
"스파이크래프트". 써먹을 데가 있을까 싶어서 읽고 있었죠.
그런데 로만 칼라, 그러니까 카톨릭 신부 복장을 한 사십대 후반 정도의 남자가 영어로
계속 말을 붙이는 거예요. 전단지도 내밀고. 제가 생김새답지 않게 좀 예민한데 그 남자
말투에서 사이비의 냄새가 풀풀 풍기더라고요.
강요, 뻔뻔함, 외운 듯 억양 없이 줄줄 흐르는 영어... 총체적으로 수상했습니다.
전단지를 거절하고 왜 영어로 말 붙이시냐 했더니 깜짝 놀라면서 어물어물거리다 다른
데로 가는 거예요.
근처 할머니들에게 나눠준 전단지를 훔쳐봤더니 빨간 글씨로 "공산당을 박멸하자!"로
시작되더군요. 역시 예상대로 사이비!
그게 아니라면 전 사상최초로 교구를 떠나, 지하철에서 선도를 하는 카톨릭 신부를 만
난 거겠죠. 진짜 그런 사람이 있나요?
인천, 수원 방면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오가거든요. 냉정하게 분석해 보면 영어 책을
보고 있었으니 아마 건장한 동남아 쪽 노동자로 봤던 것 같습니다.
태국인으로 오해해 줬다면 좋겠는데... 필리핀은 무슨 무술이 있더라? (...)

예컨대 이런 분 말이죠!
아 참. 혹시나 해서 사족을 달자면요.
경찰관복이든 신부복이든 권위나 전문직을 나타내는 옷을 입은 사람이 어떤 요구를 했
을 경우 증명이 되기 전까지는 믿지 말고, 따라가지 마세요. 그런 권위를 사칭하는 사람들 꽤
많습니다. 옷 사는 것도 어려운 게 아니에요. 특히 경찰관 사칭자는 112로 전화해서 직위와 이름
을 알아보는 게 좋습니다. 이쪽으로 온 기록이 있냐고 물어보세요. 제가 알기로 2000년부터 지금까
지 경찰관 사칭으로 성폭행을 한 게 십수 건, 심지어 80년대에는 인신매매 사례도 있었습니다.
...적고 나니 사족이 더 강렬한 내용이 되어 버렸네요.
G. K.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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