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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리플레이/서방견문록] 제1화 드워프 전사의 비밀 소설


* 시작하기 전에. 본 소설은 TRPG 시나리오를 뛴 다음 쓴 리플레이 소설입니다. 

TRPG에 대해서는 다음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http://ko.wikipedia.org/wiki/TRPG


티알피지를 실제로 하시고 싶다고 하시면 저한테 문의해 주시던가 아님 이곳에 가보세요.

http://cafe.naver.com/trpgdnd/








 꿈속에서 그는 고향 웅가트의 지하 굴에 가족들과 함께 있었다. 그들이 모인 응접실은 
 번들거리는 검은색 티크 목재 재질의 대들보와 거대한 나무 문, 3, 4대의 어르신들이 
 여가 시간에 새긴 아름다운 돌 장식 벽으로 가득한 복도를 지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
 다. 응접실은 집단전 연무가 가능할 정도로 크고, 집단전 연무가 끝난 뒤 대여섯 시간
 의 연회를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식탁에 주방에 화덕까지 갖춰 놓은 오밀조밀한 곳이었
 다. 
 가족들은 서열 순으로 주욱 늘어앉아 외부로 나가려는 아구트센을 진심으로 환영하기 
 위해 술잔을 벌써 수십 번 부딪히며 축복의 말을 쏟아내었다.



 "잔광을 쏟는 도끼!"
 "천 번째 도끼질! 만 번째 망치질!"
 "웅가트, 코볼드에게 피맛을 보여줘!"



 아구트센은 일일이 응대하며 맥주를 들이켰지만 어느새 먹어도 먹어도 취하지 않는 상
 태에 들어선 뒤였다. 



 "아들아."
 


 묵직한 목소리와 어울리는 묵직한 손이 그의 어깨를 다정하게 두드린다. 상上 웅가트
 이자 전全 웅가트인 아버지 진眞 웅가트, 보켈이었다.



 "네, 어르신." 



 아구트센은 바로 옆에서 팔뚝으로 수염에서 맥주 거품을 걷는 호탕한 보켈을 주목했
 다. 30년 전 전투로 오른쪽 눈과 광대뼈를 잃은 뒤부터 착용하기 시작한 금색 반가면
 이 난로와 화덕의 불빛을 받아 유난히 반짝였다. 
 


 "편히 아버지라고 불러라. 너는 내 공식 장자이지 않느냐."
 "그 명을 받들겠습니다."
 "허허 너는 너무 예의가 바르다. 아들아."
 "네, 아버지."
 


 보켈의 웃음이 멈췄다. 인자해 보이던 눈과 그 사이의 주름이 어느새 냉혹하고 거침
 없는 전사의 증거로 탈바꿈했다. 300마리의 코볼드를 고문 뒤 생매장한 이다. 방계의 
 반란을 진압하면서 수괴인 대 고모의 목을 저 두꺼운 손아귀를 써 손수 졸라 죽였다.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은 평가가 따르며 평가는 그가 죽기 전까지 아니, 그가 죽고 나
 서도 아구트센의 삶을 크게 휘저으며 여러 가지 반향을 낳을 것이다. 
 주빈석은 물론, 저 멀리에 있던 다른 드워프들의 손길이 느려졌다. 다들 신나게 떠드
 는 것 같으면서도 귀를 쫑긋 세우면서 어떤 문답이 오가는지 들으려 했다.



 "네가 축굴식과 개방식까지 훌륭히 치른 너를 인간 세상에 내보내는 이유를 아느냐?" 



 축굴식은 친한 친구 10명만으로 300큐빗 크기의 사각형 굴을 파는 행사, 개방식은 이
 미 인간형 적이 점령한 곳을 역시 같은 숫자의 친구만으로 탈환하는 행사를 뜻한다. 
 이를 모두 치룬 드워프는 가정을 꾸미는 일을 허락받으며, 자신만의 대장간과 병사를
 모집할 권리가 주어진다. 즉 드워프의 세계에 존경받는 성인으로 자리 잡았음을 뜻하
 며 4대 강력 범죄에 따른 도편 추방령이나 전투 동원령 3호가 아닌 이상 지상으로 나
 가는 일을 면제받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요컨대 아구트센은 가고 싶지 않은 길을 가라고 명령받은 처지였다.
 아구트센은 도중에 갈라지지 않도록 헛기침 몇 번으로 목소리를 고른 후 말했다.



 "창 제국은 동남방에 떠오르는 검은 머리에 검은 눈, 빵 색깔의 피부를 가진 사람들
 의 국가입니다. 제도는 튼튼하며, 물산은 풍부합니다. 신민은 건실하며, 관료들의 비
 리가 놀랄 만큼 적습니다. 상승세 속에 확장을 거듭하여 저희와는 3대 또는 4대 뒤에
 최소 속령을 통한 국경선 접촉이 예상됩니다. 어르... 아버지는 이를 우려하셔서 저
 를 보내십니다."
 "옳도다. 임무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구나. 좋다. 그럼 네 나름 세운 목적이 있을 것
 이다. 말해 보아라."
 "아들, 명을 받듭니다."
 


 올 게 왔다. 별로 달갑지 않은 시험이었다. 알아서 목적을 새로 만들되 보켈의 숨은
 의도에 부합되게 말해야 하는 게 이 질문의 최대 난점이었다. 너무 자신만 생각하면
 기준을 벗어난다. 기준만 맞추려 하면 흔하디 흔한 소리밖에 할 수 없다. 흔하디 흔
 한 소리를 한 자들의 운명은 간단했다. 무시당한다. 보켈의 식사 초대를 받을 수 없
 음은 물론 군사적인 지원과 군수 물자나 건축 자재의 우선 보급 순위에서 한참 밑으
 로 밀려난다. 
 아구트센은 속으로 보켈과 아리까리한 시험과 시험을 불러온 인간과 창 제국 모두를 
 저주했다.

 

 "자연의 모든 종은 번식 이외의 욕망이 하나입니다. 엘프는 자연, 하플링은 식도락,
 우리 영광스러운 드워프는 금속세공-"


 
 아구트센이 말을 잇기 전 전통에 따라 가래를 돋워 식탁 밑에 침을 뱉자 보켈도 따라
 하며 웃었다.



 "-저주받을 코볼드는 살육 다 하나뿐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인간은 끊임
 없이 확장하며 그 길에 놓인 갖가지 세력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칼을 가져와서 칼
 로 틀어막을라 치면 종교를 끌어들입니다. 종교로 막으려 치면 이번엔 노래나 춤을 
 들이댑니다. 온통 혼란스럽죠. 대책이 없습니다. 1000년이나 2000년 후에는 아마 인
 간만 살아남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의 존재는 전설이나 동화 속 한 구
 절로나 전해지겠죠."



 포크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 컵에서 맥주 들이키는 소리 등의 식사 소음이 일시에 
 사라졌다. 소리가 사라진 응접실은 괴괴하기까지 했다. 아구트센은 아차 싶었다. 말
 하다 보니 신나서 강한 표현을 써 버렸다. 
 안 취한다고 막 마신 맥주가 판단과 달리 과했던 걸까? 하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갈 수밖에 없었다. 선언하듯, 당연하다는 듯, 이걸 모르는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듯.
 에라, 모르겠다. 



 "아버지는 이를 우려하고 계십니다. 해서 저를 어두운 던전을 뒤질 때의 손끝처럼 
 부릴 생각이십니다. 웅가트의 중흥을 위해 저는 제 자신이 영광으로 예비되었다 생각
 합니다."
 


 아구트센은 말이 끝났음을 주석 컵으로 보켈에게 예를 표한 다음 그 안의 맥주를 단
 숨에 들이켰다. 목이 젖으면서 위장 속의 용기와 배짱도 되살아났다. 
 어차피 지금 이 순간에는 잃을 게 없었다. 임무 완수 전에는 굴로 재진입이 불허되므
 로 보켈이 줄 갖가지 불이익을 구경도 못 할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임무 자체도
 지하 호수 표면에서 광원의 그림자를 손으로 훑는 것처럼 불분명하여 언제 이룰지 알
 수 없기도 하였다. 
 보켈이 입을 열었다. 



 "그렇구나. 너는 그렇게 파악하고 있구나. 그렇다면 말이다. 나는 네게 명하노라. 
 다음의 임무를 수행하라. 내 아들 아구트센은 인간 세상, 창 제국에 나가 전심전력으
 로......"




 *



 "형님. 형님."



 고향과 아버지의 목소리에서 쉽게 헤어나지 못하던 아구트센 웅가트는 어깨를 흔드는
 정겨운 손에 점차 창 제국 관료 졸업 시험 국비 장학생 A반 전사 액셀 오버드링크로 
 돌아왔다. 인간들 특히 동방인이 아구트센 웅가트를 영 발음하지 못해 쉬운 이름으로 
 고른다는 것이 그리 되었다고 자책하는 이름이다. 그러나 이제는 동료들에게 진짜 이
 름을 연습시킬 수도 있는 위치이면서도 익숙해져 넘어가는 이름이기도 했다. 

 

 "형님 깨셨어요?"
 "아, 응. 그래."



 눈앞의 터프하고 화통하게 생긴 인간 청년의 이름은 명특. 성직자면서 전사 못지 않은
 담력과 성질을 가진 친구였다. 
 졸업 논문으로 그룹을 이루어 서방을 탐험하고 서방 견문록을 함께 작성할 동료 중 한 
 명인 명특은 여관 주인에게서 이 마을에 코볼드가 쳐들어와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더 길게 들을 필요가 없었다. 무언가라도 하나 건져 가야 한다는 중압감과 고향을 떠
 나 인간 세상에 섞여야 하는 끊임 없는 스트레스 속에 산 지 벌써 10년이었다. 요새는
 맥주와 드워프 전용 도끼 아니면 금세라도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쥐어뜯을 지경이었다.
 액셀은 머릿속에 부는 폭풍을 잠재울 일이 생겼음을 감사하게 여겼다. 그러고는 침착함
 을 가장 큰 덕목으로 삼는 드워프답게 느릿한 태도로 도끼를 들어 안주와 술이 있는 탁
 상을 쓰윽 쓸어 한쪽으로 밀어붙였다. 
 거대한 날이 놈들의 운명을 예고하듯 일시에 탁자를 깨끗하게 만들었다. 
 이것이다. 
 이 감각이다.
 전통에 따라 가래를 바닥에 뱉은 액셀이 말했다.



 "코볼드가 몇 마리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네. 중요한 것은 이 도끼와 자네, 그리고 개호
 주, 전우치, 브로콜리가 전투 준비를 마쳤다는 점이지. 이것저것 재지 말고 당장 해치우
 세. 자, 앞장 서게 동생."
















애니멀 플래닛처럼 막 연재되지는 않습니다. ^^;;
G. K. 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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