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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리플레이/모던베이직] 레무리아, 배드 컴퍼니 헤븐 (1) 소설






축구공이 구릅니다. 맨발에, 허술한 바지에, 2020 도쿄 올림픽이라고 적힌 낡은 티셔츠를 입

은 히스패닉 계 꼬마들이 필사적으로 공격과 방어를 하다가 그 중 가장 날렵해 보이는 꼬마

가 여러 명의 수비수를 제치며 멋진 슈팅을 합니다. 날렵한 것도 날렵한 것이지만 유독 이 애

만 운동화를 한 짝 신었네요. 시멘트 바닥이 여기저기 깨져, 풀이 자란 땅에서 솟구친 슈팅은 

아쉽게도 잔뜩 녹슨 두 개의 드럼통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엉뚱한 곳으로 굴러갑니다.

골키퍼였던 아이가 한낮의 땡볕에도 열심히 뛰어가서 공을 줍는데 마침 저 멀리 비포장 2

선 길에 마른 먼지가 마치 사막의 폭풍처럼 크게 일어납니다. 아이는 공은 잊고 뭔가 사로잡

힌 듯 그곳을 바라보고, 곧 아이 곁에 똑같은 모습으로 다른 아이들이 멍하니 서 있습니다.

먼지 구름 사이로 스즈키의 12인승 지프 두 대가 나타나는 광경 속에 이제는 아이들의 등 뒤

로 그들의 가난하고 약한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합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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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무리아, 배드 컴퍼니 헤븐 (1)

            TRPG 리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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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뉴질랜드 동쪽 500킬로미터 떨어진 공해에 오스트레일리아의 1/4만 한 섬 하나가 

예고 없이 융기합니다. 인류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이 미지의 옥토는 처음 발견한 파일럿의 

농담으로 레무리아란 이름이 붙습니다. 국제사회가 UN 결의안 채택으로 남극이나 달처럼 레

무리아를 인류공동자산으로 지정하려는 동안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연합 세력이 섬 서

쪽에 처음으로 상륙합니다. 거의 동시에 인구 25천만 명으로 세계 4위에 18000개로 쪼개

진 섬나라라는 최악의 인구압, 583개의 언어가 있을 정도로 복잡한 종족 및 정치 지형을 가진 

인도네시아가 이슬람교의 전파를 주창하며 이 섬에 대규모 이민을 보냅니다. 세속적이던 인도

네시아의 이슬람 교인들은 도시 박탕을 세우는 정착 과정에서 백인 이주민들의 도시 뉴 캔

버러와 대규모 충돌을 겪습니다.

인도네시아 내 가장 과격한 종교 집단 FPI(이슬람수호전선)가 나서서 투석전을 총격전으로 바

꾸고, 알카에다와 연결된 필리핀 테러 조직 아부 사야프가 폭탄과 로켓포를 제공하며 끼어들

, 알카에다가 아부 사야프를 도와야 하지 않겠냐고 범 이슬람권 과격 단체 테러들을 잇따라 

소개시켜 주는 바람에 충돌은 일종의 종교 전쟁으로 번집니다.

이렇게 생긴 세계 이슬람 수호자 전선(WIDF)3년의 전쟁 끝에 레무리아 섬 남쪽에 성공적으

로 정착합니다. 한편 충돌 없이 남미 인들이 섬 동쪽에 상륙해 엘 푸에르토 리브레를 세우고 

세력을 키웁니다. 무국적 도시가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10년간의 국제 공조 시도는 물거품이 

됩니다. 공권력이 없는 가운데 이슬람 근본주의자, 희망을 찾아 고향을 떠난 이주민, 도망자

범죄자, 사업가, 과학자, 마약상, 탐험가, 경호업체, 선교사 속에서 가장 돋보이는 존재는 단연 

민간군사기업입니다.

2028년 초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국적을 가진 플레이어들은 청장년창업차 민간군사기업을 

차려 한몫을 잡기 위해 레무리아 섬 동쪽 도시 렝고에 공동 출자한 자금을 이용, 기지로 쓸 

부지를 1년간 계약합니다.

플레이어 캐릭터 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목현, 잠입기술 특화, 34세 남성, 가치관 내지 역할 연기 가이드의 일종인 키워드는 이성

원칙, 개인, 고독.

 

안이성, 단순무식 접근전 공격형 캐릭터, 여성, 키워드는 육체적 능력, 운명, 무목적.

 

권율, 토니 스타크틱한 동양인을 목표로 한 사교적이고 매력적인 사업가이며, 역할연기 및 후

방 지원 담당, 키워드는 사교, 정신적 능력, 사업.

 

유하트, 남보다 자기 건강에 신경을 쓰는 괴짜 여의사이며 햇님교라는 신흥종교 장로, 키워드

는 종교, 미신, 열정, 광신, 근본.

 

박원, 힘이 좋은 캐릭터, 34세 남성, 하사관 출신에 나라 발전에 한몫하고자 레무리아로 향한 

캐릭터, 키워드는 국가.

 



 

렝고에 막상 와 보니 높이 20미터, 길이 50미터의 대형 창고가 서 있는 축구장 세 개 크기의 부

지에는 이미 90여 가구 400여 명의 남미인들이 불법 점거로 살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약을 대행

한 국제적 부동산 회사 에버리치는 30분을 기다리게 하여 인도 악센트의 영어를 하는 상담원이 

현물의 상태에만 책임을 지며 자신들은 불법 이주민들에게 뭘 어쩔 수 없고, 오늘 등록하면 실

지 조사를 3개월 뒤에 나오겠다고 친절히 안내합니다.

플레이어들은 촌장인 호세 오튜니나드와 아들 알베르토 오튜니나드를 만나 상의하다가 그들이 

엘 상그레(*영문으로 The blood)란 조직에게 월 100달러씩 상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즉 

그들을 강제 퇴거하기 전에 만나봐야 할 조직이 생긴 것입니다. 알베르토는 엘 상그레는 조직원

이 백여 명이고, 근처 술집과 매춘업, 싸구려 숙박업을 독점해 이득을 올리는 중이라는 정보를 

줍니다.

한편 엘 상그레의 조직원으로 보이는 자의 정찰로 시작해 혹시 이득이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한 

민간군사기업과 기타 기업들이 플레이어들을 방문합니다.

렝고의 지배적인 민간군사기업 세컨드 챈스의 영업부장 켄은 고급 전투원 고용을 주선하겠다고 

안내합니다. 주식회사 천우의 강상천은 한국 사람이라 잘해 주겠다며 시세의 세 배로 여러 가지

 장비를 강매하려 들며, 간단한 경비와 순찰이 가능한 싸구려 용역 대상자들의 고용을 제안합니

.

플레이어들은 일단 엘 상그레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고 슬럼가로 들어갑니다. 정체를 가린 더

러운 복색을 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술집에서 들어가는 데 성공한 플레이어들은 엘 상그레의 2

자이자 두뇌파로 소문난 에스테파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에스테파노는 세컨드 챈스를 쳐서 성의를 보이면 자신도 성의를 보이겠다고 했지만 플레이어들

은 그럴 마음이 없습니다. 세컨드 챈스가 너무 세고, 지배적이며, 규율이 잡혀 있고, 렝고를 실질

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니까요.

 
























일주일에 한 편씩 느슨하지만 꾸준히 이어져요. 지케이오 느낌표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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